오리온 가격인상 공정위 조사 맞물려…상생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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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오리온’ 13종 제품 가격 인상
이승준 대표 3월 “올해 가격 인상 계획 없어”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4 11:58:37

오리온이 지난 가격 인상이 없다고 선포했지만 1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해 논란이다. 가격 인상 관련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작년 12월1일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를 중심으로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앞서 오리온은 2022년 9월에도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었다.

이승준 대표는 2024년 3월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서”라면서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대표가 3월에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해 1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코코아 관세 감면혜택을 2025년 12월로 연장했다. 과자 가격인상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승준 오리온 대표가 소비자들을 상대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2024년 3월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서”라면서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작년 3월 자사 과자 원료로 쓰이는 감자 수입처 확대와 설탕에 대한 할당관세(5→0%) 기간 연장 등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신뢰를 저버린 오리온의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소비자연대·한국소비자연맹 등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협의회는 “오리온은 3월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고, 2022년 9월 꼬북칩 등 16종을 평균 15.8% 인상할 당시에도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선언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리온은 약속과 다르게 초코송이 등 가격 인하가 아닌 할인 이벤트만 진행했다”라며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소비자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오리온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유지류 가격이 2022년 대비 최대 15.7% 하락하는 등 가격이 하락세인 다른 원재료가 있고 영업이익이 안정세임에도 오리온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 사용으로 이익률이 급감한 13개 제품 가격을 최고 20%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오리온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던 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코아와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국법인의 내수시장 실적은 24년 1.6% 성장에 그쳤다. 9월 가격인상이 없었다면 역성장도 우려됐던 상황이다.

한국법인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비중은 적지만 수출부문로 지난해 24%로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해외법인을 더한 연결기준 매출은 3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5436억원에 달했다.

국내 내수시장의 매출이 사실상 제자리 걸음한데 대한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글로벌 성장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고려하면 상생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오리온은 제품 가격 인상 담합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오리온을 비롯한 5개 식품업체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가격을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대표의 말은 곧 기업의 브랜드 정체성을 대변한다, 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의 소비자와 상생의 노력이 아쉽다” 며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땐 서둘러 가격 인상을 꾀하면서도 정작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거나 안정적일 때 인하는 느리고, 항상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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