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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2500명 이상이 이달 중 복귀를 희망한다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정부가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주 중 전공의 5월 추가 모집 방침을 확정하고 전국 수련 병원을 통해 모집 공고를 할 예정이다.
앞서 전국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대수협)은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4일 정부에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했다.
대수협은 8~12일간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고 설문 인원 중 과반에 해당하는 2500여 명이 ‘조건부 복귀’를 택했음을 전했다. 아무 조건 없이 복귀하겠다는 전공의도 700~8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모집은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데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이달 31일까지는 복귀해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 즉 31일이라는 마지노선을 넘기면 내후년에나 전문의 시험을 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추가 모집이 시작되면 고연차 레지던트가 대거 복귀하려 할 확률이 높다.
다만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 상당수는 수련·입영 특례 조건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미 이를 올해 초에 적용하면서 ‘마지막 특례’라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이를 한번 더 적용할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수련 특례’를 적용해 올해 초 복귀한 인턴·레지던트의 수련 공백 기간을 면제하거나 공백기만큼 수련 기간을 단축해 내년 전공의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수련 특례가 적용되면 수련 기간을 못 채워도 전문의가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전공의들을 최대한 복귀시켜 의료 현장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추진했다.
정부는 또 수련 중단 후 1년 이내에 동일한 병원과 과목의 지원을 금지하는 수련 규정도 유예했었다. 이에 따라 사직 전공의는 복귀 후 자신이 원래 근무 중이던 병원의 같은 과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하반기 정기 모집 시점에는 사직 1년이 지난 이후라 이같은 ‘복귀 규정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복귀를 몇 개월 늦추면 전문의 시험을 1년 더 기다려야 하므로 이달 말까지 복귀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올해 초 이같은 ‘수련 특례’ 외에 ‘병역 특례’도 함께 적용해 수련을 마칠 때까지 입영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 상 군 미필 전공의들은 수련을 중단하면 입영 대기 상태가 돼 군 요원으로 선발·징집되는데 이를 유예해 준 것이다.
그 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 여부도 복귀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윤석열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의료계 종합 개혁 방안이다. 의료계는 이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골자는 의료 인력을 확충하고 국립대 병원 및 지역 공공 병원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의료 인력 증원 문제는 강한 반발에 부딪혀 내년 의대생 모집 증원 인원은 동결하기로 했다.
특히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의료인의 보험 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 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하고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 필수 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한다는 방안이 담겼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10조 원 투자 계획 중 실제로 새로운 투자는 2조 원에 불과하며 이는 필수 의료 분야의 저수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료계는 또 형사 처벌 특례 적용이 실질적인 환자 보호로 이어지지 못함과 동시에 의료 행위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제안된 혼합 진료 금지 방안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진료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동시에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혼합 진료가 금지되면 예를 들어 백내장 수술 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단초점 렌즈 대신 비급여인 다초점 렌즈를 사용할 수 없다. 급여 항목인 물리치료에 비급여인 도수 치료를 병행할 수도 없다.
정부는 혼합 진료를 제한해 비급여 진료의 과잉을 방지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를 줄이겠다는 취지였으나 의료계는 혼합 진료 금지가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의료 기관의 수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의대생의 대규모 동맹 휴업과 수업 거부 등의 의료 공백 사태도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으로 인해 빚어졌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5월 추가 모집을 통해 사직 전공의가 복귀할 길을 열어뒀지만 수련·입영 특례를 적용할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재논의 할지 여부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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