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지난달 직접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3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 주식 발행이 크게 줄었으나, 회사채 중심의 자금조달이 급증하며 전체 조달액은 전월 대비 40% 이상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4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과 회사채를 통한 기업의 공모 발행액은 30조 8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21조 8169억원보다 8조 9850억원 증가한 수치로, 증가율은 41.2%에 달한다.

주식 발행은 중소형 IPO 부진과 유상증자 감소로 위축됐다. 총 6건 3734억원이 발행돼 전월 14건 4690억원보다 20.4% 줄었다. IPO는 5건 909억원으로 전월보다 46.2% 감소했고, 유상증자는 1건 2825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주식 발행 위축은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을 받았다.

반면 회사채는 일반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이 급증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은 30조 4285억원으로 전월보다 42.5% 증가했다. 이 중 일반회사채는 88건 8조 8830억원으로 전월 4조 2020억원 대비 111.4% 증가했다.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된 일반회사채는 1조 1153억원으로 한 달 전 345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차환 목적 발행도 7조 7177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채는 19조 9662억원 발행돼 전월보다 4조 7403억원 늘었으며, 전체 회사채 잔액은 713조 6966억원으로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조 5793억원으로 17.7% 감소했다. 중소기업 자금지원용인 프라이머리 CBO(P-CBO)는 6건 3380억원으로 전월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직접금융 조달 외 단기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기업어음(CP)은 45조 9903억원으로 전월 대비 57.8% 급증했고, 단기사채는 93조 6781억원으로 4.5% 늘었다. CP와 단기사채를 합친 전체 단기자금 발행액은 139조 6684억원으로 전월보다 17.5%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미국 정책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장기 채권 발행과 운영자금 확대는 향후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방어적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