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SPC 참사… 중대재해 악순환 언제까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식품·요식·유흥

시흥 제빵공장 50대 직원 숨져
2차례 중대재해법 처벌에도 사고
사고·재발 방지 대책 마련 시급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0 11:17:55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두 차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고발됐던 SPC는 이어지는 사망과 부상 사고에 안전관리 체계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SPC 중대재해 사고는 20일 대통령선거 현장에서도 화제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퇴근하지 못하는 세상 언제까지 방치할 거냐”고 비판했다. SPC삼립 제빵 공장 50대 여성근로자는 19일 새벽 2시 50분께 경기 시흥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다 컨베이어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시흥경찰서는 공장 근로자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 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사고 책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SPC삼립은 19일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유족에게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SPC 계열사에선 근로자들의 사망·부상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0월 평택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최근 3년간 SPC 계열사 근로자들의 사망 사건은 3건, 부상은 3건으로 나타났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는 2023년 8월 강동석 당시 SPL 대표 등 사망 사건 책임자 4명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제빵업계는 반복된 사고의 배경으로 2인 1조 근무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실제 2022년 평택SPL 공장 사고 때도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공장에서 인건비 부담 이슈로 2인 1조 운영이나 현장 지도자 배치 등 안전 매뉴얼이 도외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행 법체계의 비효율성과 안전 불감증 등이 반복적인 사고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반복적인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작업장에 분명히 안전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2인 1조 근무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꼼꼼히 확인하고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2022년 평택 SPL 사고 이후 안전경영 강화를 선언하며 2025년까지 총 1000억 원의 산업안전 투자를 약속했다. 그룹 산하 안전경영위원회를 발족하고 외부전문가 4인과 내부위원 1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를 운영하며 매 분기 ‘안전경영레터’를 통해 대내외 소통도 이어왔다.

실제 투자도 빠르게 집행했다. 2022년 4분기부터 2024년 하반기까지 누적 835억 원이 투입됐으며 이는 목표액의 84%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계획보다 앞선 집행 속도다. 이러한 투자는 △현장의 자동포장 로봇 △추락 방지 레벨 측정기 △최신 안전센서 정착 믹서기 도입 등으로 이어졌다. 또 각 센터별 ISO45001 인증과 산업재해 평가 지수(ISR) 도입, 심폐소생술 교육 등도 병행됐다.

그러나 SPC그룹이 안전경영 강화를 실천했다고 하지만 현장은 사고 재발생이 일어나 지금까지의 투자가 유명무실해졌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등 다수의 업체를 보유한 종합식품기업이다. 2022년 10월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는 SPC그룹 18개 계열사 58곳을 기획 감독한 결과 45곳(86.5%)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등 277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