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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후보 1차 경제토론회에서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년을 늘리면서 청년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발언이 많은 이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질적 해법보다는 선언에 가까운 발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고, ‘그냥 쉬고 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 인구가 50만 명이 넘는 이 현실에서 생산 현장을 떠나지 않는 장년층과의 경쟁까지 청년들이 감당하라는 이야기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 질문은 단순한 정년 연장 논란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정책의 철학적 기반이 무엇이어야 하느냐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경제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이며, 경제 정책은 국민 개개인의 삶과 직결된 실천적 이념이다. 이념이 이상론에 그칠 때 경제는 무너진다. 반면, 역사적 경험에서 실증된 노선을 충실히 계승할 때 우리는 다시 성장할 수 있다.
박정희 시대는 ‘한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고도성장기를 이끌었다. 그 시절의 경제 정책은 본질적으로 단순했다. 성장할 산업을 선별하고, 정부가 그 성장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구조였다. 기업은 국가의 파트너였고, 규제는 최소한이었다. 오늘날 김문수 후보가 강조하는 규제 철폐, 연구개발(R&D) 지원, 산업 클러스터 확충, 그리고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은 바로 이 맥락에 닿아 있다. 규제를 줄여 기업이 마음 놓고 사업하도록 도움으로써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100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투자 공약과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를 내세웠지만, 공약의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또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나 ‘호텔 경제론’ 비유처럼 현실 경제를 과도하게 단순화시킨 접근은 경제 문제를 하나의 담론으로 소비한다는 인상을 남겼다.
대한민국이 처한 경제 현실은 녹록지 않다. 5~6년 이상 장기 침체 가능성이 우려되고 내수는 이미 냉각됐으며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가 제시해야 할 경제 정책의 핵심은 ‘성장과 일자리’다.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김문수 후보의 발언은 단순하지만 정확한 경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을 살려야 하며 무엇보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
기업이 활력을 잃으면 일자리는 줄고, 청년은 미래를 잃는다. 청년 일자리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성장할 때 자연스럽게 생겨 나는 부산물이다. 결국 청년 실업 해결의 해답은 복지 확대나 고용 보장이라는 분배 담론이 아니라, 기업이 이윤을 내고 다시 투자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성장의 조건을 만드는 데 있다. ‘청년이 살기 위해선 기업이 살아야 한다’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정책 원칙인 것이다.
물론 경제가 정치적 담론으로 소모되어선 안 된다. 어떤 정당, 어떤 정치인의 정책이든 간에 그것이 실증된 경제 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경제를 정치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기술과 산업 그리고 현장의 문제로서 정직하게 풀어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처럼 국가가 방향을 정하고 기업이 그 길을 따라 뛰며, 국민이 일자리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경제 생태계.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다시 되살려야 할 대한민국의 경제 DNA다. 그것은 이념도, 진영도 아닌 실용의 문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에 있어서는 박정희의 유산을 다시 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 청년도, 장년도, 자영업자도 함께 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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