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설득은 어렵고 러시아는 ‘마이 웨이’… 서유럽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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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광물협정·무조건휴전 수용했음에도 기대와 딴판
나토, 연례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초청도 결정 못해
유럽發 2차 대러제재는 印·中에게도 타격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2 17:57:02

▲ 16일(현지시간) 알바니아 티라나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두번째)과 유럽 주요국 영국·프랑스·독일·네넬란드 정상들. UPI·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좌절감이 깊어지고 있다. 평화협상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 역할에 기대를 걸고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으나 기대한 바를 얻지 못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에 비판적인 논조로 이런 점을 짚었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선결 조건이 된 ‘광물 협정’ 역시 불평등 거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명했으나 젤렌스키가 여전히 불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태도를 두고,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시간 통화 후 ‘즉각 휴전보다 협상이 먼저’라는 푸틴 주장에 쏠린 듯하다는 게 주요 외신들 지적이다. 트럼프가 전쟁 당사국인 양자 직접 대화를 강조하며 바티칸의 협상 참여 가능성을 거론하거나 아예 협상 과정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으며, 또 러시아의 ‘무조건 휴전안’ 거부 시 추가 제재 가능성만 언급했지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것도 그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젤렌스키·유럽주요국정상들과도 통화하며 ‘러시아를 당장 제재하기보다 대화 시간을 주자’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 대해 WSJ에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 조건을 모두 받아들여야만 휴전이 가능하다’는 러시아 입장을 지지하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이어 트럼프의 이런 태도가 2월 백악관에서 젤렌스키를 향해 “휴전을 원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질책하던 모습과 다른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유럽 동맹의 외교적 노력에 희망을 건 모습이다. 미·러 정상간 통화 다음날인 20·21일 유럽연합(EU) 지도부와 독일·프랑스·영국·폴란드 등 주요국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통화하며 대러제재·평화협상 다음 단계 등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는 내주 EU에 러시아 자산 압류, 러시아 석유 구매자 2차 제재 등 대규모 추가 조치 요구가 담긴 백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차 제재는 인도·중국 등에도 타격을 주기에 유럽이 꺼려 왔던 중대 조치다.

‘트럼프주의 수용’ 이외의 방식으로 유럽이 트럼프를 설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가 아예 손을 뗄까봐 자극하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내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연례 나토 정상회의에 젤렌스키를 초청할지 결정 못한 것도 트럼프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2022년 전쟁 발발 이후부터 작년까지 젤렌스키는 연속 초청됐다. 21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 때 관련 질문을 받자 “조금 기다려 달라.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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