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드라마 봤다고 처형”… 탈북민들, 유엔총회 첫 고위급회의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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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모두 조작… 조국 버린 인간쓰레기들”
황 駐UN대사 “北인권상황은 정권의 본질”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1 17:47:51

▲ 북한 당국의 광범위한 조직적 주민 인권침해 상황을 다루는 20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당사국 대표로 연단에 선 김성원 북한대사는 격렬히 반발하며 증언자로 나선 두 명의 탈북 여성을 "인간쓰레기"로 몰아세웠다. 연합뉴스

북한 당국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주민 인권침해 상황을 다루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가 20일(현지시간) 열렸다. 북한 인권 관련해 유엔총회 차원에서 처음 열린 고위급 회의인 이날 국제인권단체와 탈북자들이 발언자로 나서 실상을 증언했다. 이번 회의는 유엔총회가 작년 12월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에 따른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유엔 인권이사회 차원에서는 북한인권 관련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으나 유엔총회 차원의 관련 고위급 회의는 처음이다.

이날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이 북한인권 문제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동유럽을 포함한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했으며,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팬데믹 기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훨씬 악화돼 5년 넘게 절대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탈북자들이 연단에 올라 증언해 주목 받았다.

‘11살의 유서’ 작가인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김은주는 11살 때 굶주림 속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가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고초, 강규리의 경우 2023년 10일 어머니·이모와 함께 10ｍ 길이 목선을 타고 탈북한 경험을 전했다. 그녀의 친구 세 명이 처형됐는데 두 명이 한국 드라마 배포 때문이었으며 그 중 한 명은 19살이었다고 한다.

116개국 300여개의 북한인권 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한보이스’의 션 정 대표는 “북한의 인권침해야말로 북한 무기개발 프로그램의 원동력”이라며 북한의 인권침해와 국제평화 및 안보 위협 문제를 조사하는 유엔총회 차원의 독립적인 전문가 기구 설립을 회원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당사국 자격으로 가장 먼저 발언한 북한의 김성 주유엔 대사는 이날 회의가 주권 존중과 내정불간섭을 핵심 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면서 이날 회의 내용이 숨은 세력에 의한 책략과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두 탈북자 증인을 “인간쓰레기(scum)”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너무 오랜 기간 핵위협에 가려져 왔지만 인권 침해는 이차적 문제가 아니다. 북핵과 인권 상황은 서로 깊이 연결돼 있고 북한 정권의 진정한 본질을 반영한다”고 역설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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