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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부채 부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종합건설사 폐업은 이미 역대 최악이었던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으며 업계 전반의 부채비율은 200%를 상회해 재무건전성마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사 물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 중견 건설사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침울한 상태다.
1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5월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2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건 늘었다. 이미 역대 최악으로 평가됐던 2024년의 추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경기침체, 고금리, 지방 미분양 등으로 공사 발주 자체가 줄어들면서 업계 전반이 매출 고갈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분양평가 전문기관 리얼하우스가 상장 건설사 34곳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평균 부채비율은 203%로 나타났다. 전년 137%에서 1년 만에 66%p 급등한 수치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720%에 달했고, 금호건설(589%), HJ중공업(542%), 일성건설(454%) 등 다수 기업이 자본보다 부채가 수 배 많은 상태다. 코오롱글로벌(356%), SGC E&C(310%) 등도 부채비율 300%를 넘었다. 이는 자칫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부채가 치솟는 배경에는 수익성 저하가 있다. 건설사들의 전체 매출은 일정 수준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했지만 매출원가율이 급증하면서 실제 영업이익은 줄고 있다. 상장 건설사의 전체 매출은 2022년 147조 원에서 2024년 162조 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조9000억 원에서 4조60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2024년의 매출원가율은 92.09%로 전년보다 1.1%p 상승하며 수익을 잠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시장도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건설업 취업자 수는 10만6000명 줄어들며 농림어업 다음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건설업 침체가 단지 업계 내부 문제를 넘어 고용 안정성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 지방 경기 악화와 자금난으로 중견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에만 광주의 영무토건을 비롯해 신동아건설, 대저건설, 삼부토건, 안강건설 등 11곳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시공능력평가 50~100위권 안팎의 업체들까지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대형사 위주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은 제대로 된 출구전략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구조조정”과 “지방 중심의 공공발주 확대”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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