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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4일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증인이 단 한 명도 출석하지 않는 ‘청문 없는 청문회’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열려, 정치권 안팎의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문회가 증인 없이 진행되는 것은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그 배경에는 여야 간의 증인 채택 협상 결렬이 자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전처와 가족 등을 포함해 당초 23명의 증인을 요구했으나, 최종적으로 가족을 제외한 5명만 신청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들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출판기념회 수입 관련자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여야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시한까지 지나면서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인수위 없이 맨바닥에서 출발한 정부가 빠르게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여야 협조가 절실하다”며 “대통령의 고군분투만으로 정부가 운영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금 IMF 사태보다 더 큰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과거 IMF 위기 당시 정부 비상대책위 대변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으로 일한 경험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새 정부에 걸맞은 새로운 총리가 되겠다”며 “혁신하고, 의전보다 실용을 중시하며, 현장을 누비고, 일방적 지시보다 소통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금전 거래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과거 출판기념회를 통해 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했음에도 재산이 증가한 점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수입 5억 원, 지출 13억 원으로 계산이 맞지 않는다”며 김 후보자의 금전 흐름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축의금과 조의금, 두 차례의 출판기념회, 장모님으로부터 생활비 지원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전체 요청 자료의 73%를 제출받지 못했다”며 자료 미제출을 비판했고, 민주당은 “야당이 전 배우자의 출입 기록 등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비상식적 요구를 했다”며 맞섰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라는 ‘묻지 마 청문회’를 만들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민주당은 “김민석 후보자는 민생과 국정 안정의 적임자”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겸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뜻을 분명히 하며, “현재 법적 틀 안에서 최대한 절제하겠다”고 밝혔다.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후원금 모금 활동 여부에 대해선 “특별히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자 등 금전 관계 당사자 5명만 불렀는데 민주당이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증인 명단을 자꾸 바꾸고 비상식적 요구를 반복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시작부터 여야는 증인 채택 책임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이종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청문 없는 청문회는 결국 김 후보자 지명 철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김민석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청문회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김민석 후보자는 복합 위기를 돌파할 추진력을 가진 최적임자”라며 “청문회를 통해 국민 신뢰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수사를 빌미로 인사에 개입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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