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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배달플랫폼의 음식점 수수료 제한 논의가 정치권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계기로 플랫폼 규제 여론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한미 관세 협상으로 막혔던 온라인플랫폼(온플법) 대신 수수료 상한제 법안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16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음식배달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배달 플랫폼이 부당 행위를 할 경우 연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존 유사 법안의 과징금 상한선인 3%보다 크게 강화된 수준으로, 매출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최대 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은 대통령령과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로 정한 우대 수수료율을 영세·소규모 업체에 적용해야 하며, 새로운 명목의 서비스 이용료 부과나 기존 이용료의 부당한 인상, 우대 수수료 적용으로 인한 부담을 배달 종사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모두 ‘부당 행위’로 규정된다.
수수료 상한을 명시한 법안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배달 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배달앱이 부과하는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의 합계를 15% 이내로 제한하고 배달비에 상·하한선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수수료 상한제를 골자로 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배달비와 각종 수수료 합계가 주문 매출액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았다.
정치권은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등을 통한 자율 규제가 실질적인 점주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았고, 현행 공정거래 관련 법 체계만으로는 수수료 폭리나 무료배달 비용 전가 문제를 막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플랫폼 기업을 둘러싼 신뢰 논란이 커지면서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업계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충분한 논의 없이 수수료 상한과 과징금 수준을 일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규제 만능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수수료를 직접 통제할 경우 사업자의 가격 결정권과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택시 요금이나 담뱃값처럼 가격을 직접 규제할 경우 결국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서비스 품질 저하, 공급 축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성소미 전문위원은 “가격 규제에 따른 공급 축소와 품질 저하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민간 주도의 자율 규제 방안 도출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소상공인,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법안 발의만 이어지고 있다”며 “규제가 답이라는 접근보다는 보다 신중하고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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