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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평균과 비교하면 47%가량 높았다.
15일 OECD의 구매력 평가(PPP)를 고려한 물가 수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 수준은 147로 집계됐다. 이는 OECD 평균(100)보다 47% 높은 수준이며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PPP를 고려한 식음료 가격 수준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스위스(163)이었다. 스위스는 유럽의 대표적인 고물가 국가로 손꼽힌다. 그밖에 영국(89)·미국(94)·독일(107)·일본(126) 등도 한국보다 음식료품 물가가 낮았다.
PPP를 고려한 물가 수준은 경제 규모와 환율 등 변수를 구매력 기준으로 보정해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지표다. PPP를 산출하면 실제 각국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을 비교할 수 있다.
식음료 가격 외에도 한국의 의복·신발 물가 지수(137)는 OECD 평균을 상회했다. 교육(110) 물가 역시 평균치를 넘어섰다.
반면 여러 품목을 포괄하는 가계 최종 소비(Household Final Consumption·HFC) 물가는 평균 아래인 85로 집계됐다. 교통·문화·여가·외식·주거 물가 역시 평균보다 낮았다. 전체 물가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먹고 입는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품목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이다. 이 수치는 2020년 물가를 기준점(100)으로 삼아 계산한 것이며 2020년 이후 누적으로 물가가 16% 올랐다는 의미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 물가지수는 1분기 119.09, 식품 물가지수는 125.04였다. 전체 소비자 물가보다 체감도가 높은 생활 물가와 식품 물가가 더 많이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정부는 체감 물가를 잡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라면이 진짜 2천원이냐.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크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범부처 대책에 고심 중이다. 특히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계란과 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대형마트·전통시장·온라인 몰 등의 유통 채널별 할인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수급 불안이 발생하는 품목은 정부 비축 물량을 조기 방출하고 산지 공급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시기별 수급 불안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 관세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라면 등의 가공식품은 가격 인상 과정에서 생산자·유통사들의 담합 등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며 소비자보호단체 등과 협력해 가공식품 원가분석 및 가격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짐에 따라 정부가 일부 환원했던 유류세 인하 혜택을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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